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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윤의 야구 본색] 고졸 위주의 신인 드래프트, 이제는 개선할 때

시즌을 마친 뒤 '칼바람'이 거세다. 구단마다 10여 명씩 글러브와 배트를 내려놨다. 그중에는 박일훈(전 KIA 타이거즈) 이철민(전 LG 트윈스) 천보웅(전 한화 이글스) 등 입단 1년 만에 방출된 선수들도 있다.구단마다 선수단 규모는 80~90명 정도다. 매년 11명의 신인 선수가 들어온다. 기존 선수 중 11명 정도가 나갈 수밖에 없다. 베테랑뿐만 아니라 저연차 선수도 방출 대상이 된다. 특히 하위 순번에 지명된 선수는 매서운 방출 바람에 직면해 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6라운드 이후 지명된 입단 선수 중 방출된 인원을 살펴보면, 2022년에는 50명 가운데 17명이 1~2년 만에 짐을 쌌다. 2021년에는 49명 중 20명, 2020년에는 50명 중 32명이 유니폼을 벗었다. 방출 선수 중 상당수가 고졸 선수라는 점도 우려스럽다. 10년 안팎을 야구에 '올인'한 선수가 사회에 나가서 할 수 있는 일은 그렇게 많지 않다.즉, 고졸 실업자를 양산하는 구조다. 더 심각한 점은 이 악순환이 가속할 거라는 데 있다. A 구단 관계자는 선수단 정리를 사람의 피부에 비유하며 "더 잘라낼 여지가 없다. 내년에 11명의 자리를 마련하려면 살이 얇아져 뼈가 드러날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견 선수 중에 내보낼 선수가 적으면 1~2년 차 선수의 방출 비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프로야구는 재능을 다투는 경쟁 세계다. 능력이 뛰어난 선수가 살아남고 떨어지면 도태된다. 그런데 새로 입단하는 11명과 팀을 떠나는 11명의 실력을 비교하면 반드시 신인이 더 뛰어나다고 할 수 없다. B 구단 관계자는 "올해 지명받은 선수들과 방출되는 신예들을 묶어서 드래프트하면 아마 놀라운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단언했다.실력과 무관한 입단과 방출이 반복되며 고졸 실업자를 양산한다. 그 해결책으로 대학생 선수를 지금처럼 의무적으로 1명씩 뽑을 게 아니라 4~5명씩 뽑자는 말도 있고 고교와 대학 드래프트를 분리하자는 관계자의 주장도 있다. C 대학 관계자는 "당장 대학생 선수를 많이 뽑으려고 해도, 그 정도의 인재풀이 되지 않는다"며 "대학 선수를 매년 1명씩 늘려나가면 4~5년 후에는 4~5명을 지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4~5년 후까지 대학 선수를 매년 1명씩 더 뽑으면 그 인원만큼 기량이 좋은 고교 선수가 대학에 진학하므로 대학 야구의 뎁스(선수층)가 두꺼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반면, A 구단 관계자는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대승적인 관점"에서 "처음부터 대학생 선수를 4~5명 뽑는 방식으로 하는 게 옳다"라고 주장했다. 10명이 더 대학에 진학한다고 해서, 그 10명이 잘 육성될 것이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대학 인재풀을 넓히는 방식으로 해야 드래프트 제도가 정상화하는 데 시간이 덜 걸린다는 뜻이다. 퓨처스(2군)리그는 한 해 100경기 안팎을 치른다. 신인급 선수가 경험을 쌓기에는 경기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A 구단 관계자는 "상위 순번 선수에게 출장 기회를 주는 것도 벅찬데 하위 순번 선수가 경기를 통해 성장하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했다. 그럴 바에는 대학에서 몸과 마음을 단련하고 경기 경험을 쌓는 게 선수 성장에 더 효과적일 수 있다.B 구단 관계자는 "프로에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수 육성이 어려운데 고졸 위주로 지명하는 것은 연약한 싹을 일찍 죽이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목소리가 공허한 메아리로 끝나지 않도록 이제는 신인 드래프트 방식에 대해 야구계가 협의할 때다.야구 칼럼니스트야구 전문 칼럼니스트로 네이버에서 아마야구 등을 다루는 '야반도주'를 공동 운영하고 있다. 기무라 고이치 기자가 네이버에 연재한 '야큐리포트'를 번역했으며, 김성근·김인식 감독 등과 함께 쓴 '감독이란 무엇인가'를 비롯해 '메이저리그 가이드북', '프로야구 크로니클', '킬로미터', '포수 교본' 등 다수의 야구 서적을 집필했다. 2023.12.05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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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윤의 야구 본색] 선수 육성 위한 단계적 팜 시스템은 필수

기본적으로 프로야구는 짝수 팀으로 운영된다. 만약 홀수 팀이라면 한 팀은 반드시 '강제 휴식일'을 가질 수밖에 없다. 3연전이 기본이라는 걸 고려했을 때 주말 3연전을 휴식하게 되면 월요일까지 '4일 휴식'을 갖게 된다. 일정에 따라 팀 성적도 영향을 받는다.실제 KBO리그는 과거 7구단 체제와 9구단 체제를 경험했다. 2015년 KT 위즈가 1군에 진입하면서 10구단 체제로 쉼 없이 한 시즌을 치르고 있다. 그런데 퓨처스(2군)리그 상황은 다르다. 남부리그는 상무야구단을 포함, 6개 팀이지만 북부리그는 경찰야구단의 해체로 2020년부터 5개 팀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에 내년부터 과거 고양 원더스처럼 번외 경기 형식으로 독립리그 올스타팀이 북부리그에 참가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형식이 어떻게 되든 환영할 일이다. 다만 한국야구위원회(KBO)를 비롯한 10개 구단이 더 전향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지난 9월 말 일본 프로야구(NPB)는 새롭게 2개 구단(니가타·시즈오카)의 창단을 승인했다. 이 2개 구단은 1군이 아닌 오로지 2군 리그에만 참가하게 된다.NPB는 2004년 '프로야구 재편'이라는 큰 흐름 속에 긴테스 버팔로스와 오릭스 블루웨이브가 합병됐고, 라쿠텐 골든이글스가 창단했다. 그 결과 2군은 이스턴리그 7개 팀, 웨스턴리그가 5개 팀이 됐다. 양대 리그 모두 홀수 팀으로 운영돼 일정 짜기 등에 어려움을 겪어 2군 리그에만 참가하는 팀을 창단하게 된 것이다. KBO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이 방법을 면밀히 검토해 봄직하다. 체계적인 선수 육성을 위한 팜 시스템 확대도 필요하다. 고교 졸업 후 신인 드래프트를 받는 게 일반적인데 고교를 갓 졸업한 선수가 여러 해 퓨처스리그에서 경험 쌓은 선수와 경쟁하기란 쉽지 않다. 경기 출전 기회를 잡는 것도 꽤 어렵다. 이에 대해 한 야구 관계자는 "각 팀에서 저연차 선수 10명씩 차출해 총 4개 팀을 구성, 남해스포츠파크에서 5월부터 7월 말까지 짧게 시즌을 치르면 40~50경기는 충분히 할 수 있다. 혹은 독립리그 팀에 선수를 위탁해 경기 경험을 쌓게 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저연차 리그를 운영하거나 선수를 독립리그에 파견하는 방법 모두 그렇게 큰돈이 들지 않는다고 한다. 추정 비용은 2~3억원 정도. 자유계약선수(FA) 영입에 100억원을 손쉽게 쓰는 상황과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금액이다. 최근 어느 구단이나 육성 기조를 강조하며 트래킹 데이터 등과 관련한 장비에도 투자하고 있다. 그런데 실질적인 인적 자원에 투자하지 않는 것은 공염불에 불과한 육성이라고 해도 틀림없다.대개 신인 선수는 짧게는 4년, 길게는 6~7년의 육성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KBO리그에서는 1~2년 만에 방출되는 선수가 적지 않다. 신인 11명이 들어오면 기존 선수 11명이 나가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2021년도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아 입단한 108명 중 3년 이내에 방출된 선수는 공식적으로 18명이다. 특히 8명은 1년 만에 유니폼을 벗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둔 뒤 "선수가 없다" "왜 눈에 띄는 신인이 없느냐"는 말이 자주 들린다. 체계적인 선수 관리 및 육성이 이뤄지고 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야구 칼럼니스트야구 전문 칼럼니스트로 네이버에서 아마야구 등을 다루는 '야반도주'를 공동 운영하고 있다. 기무라 고이치 기자가 네이버에 연재한 '야큐리포트'를 번역했으며, 김성근·김인식 감독 등과 함께 쓴 '감독이란 무엇인가'를 비롯해 '메이저리그 가이드북', '프로야구 크로니클', '킬로미터', '포수 교본' 등 다수의 야구 서적을 집필했다. 2023.11.07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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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대 듀오 의존도 여전한데...키움, 이정후 이탈 '악재'

키움 히어로즈 간판타자 이정후(24)가 이탈했다. 키움은 지난 23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부산 원정 경기를 앞두고 이정후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왼 발목 부상 탓이다. 이정후가 1군에서 빠진 건 옆구리를 다쳤던 2021년 8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이정후는 지난 22일 롯데전에서 3번 타자·중견수로 출전, 3타수 3안타·1타점·1득점을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경기를 마치지 못했다. 그는 8회 말 롯데 선두 타자 김민석의 중전 안타 타구를 처리한 뒤 후속 타자 윤동희 타석 때 벤치를 향해 손짓을 했다. 왼발을 절뚝거리며 상태를 확인하던 이정후는 결국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으며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키움은 이 경기에서 5-3으로 승리하며 8연패를 끊었다. 하지만 간판타자의 부상에 웃을 수 없었다. 수훈 선수 인터뷰에 나선 키움 다른 간판타자 김혜성도 “병원에 가봐야 알겠지만 (이)정후의 부상이 가벼운 것 같지 않아서 마음이 아프다”라며 우려를 전했다. 결국 이정후는 이튿날(23일) 정밀 검진을 위해 서울로 이동하며 전열에서 이탈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김민석의 타구를 잡기 위해 스타트하는 과정에서 발목에 이상을 느꼈다고 하더라. 평소에 (몸 상태가 좋지 않아도) 잘 내색하지 않는 선수여서 더 우려스럽다”라고 전했다. 악재가 겹치고 있다. 전반기 막판 키움의 베테랑 셋업맨 원종현이 오른쪽 굴곡근 부분 손상 진단을 받고 이탈했다. 장타로 공격에 힘을 보탰던 내야수 임지열은 12일 KT 위즈전에서 사구에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이정후의 부상은 더 치명적이다. 그는 지난 시즌(2022)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리그 대표 타자다. 올 시즌도 초반 타격 부진을 딛고 타율을 0.319(22일 기준)까지 끌어올렸다. 키움 공격은 이정후와 2루수 김혜성 듀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4번을 맡았던 외국인 타자 에디슨 러셀이 왼쪽 손목 부상으로 이탈한 뒤엔 더 그랬다. 최근 8연패를 당하는 동안에도 이정후와 김혜성은 2번과 3번 타자로 나서 각각 타율 0.308, 0.294를 기록하며 제 몫을 다했지만, 다른 타자들은 존재감이 거의 없었다. 키움은 오른쪽 손등 부상으로 5월 초 이탈했던 베테랑 외야수 이용규를 긴급하게 콜업했다. 원래 퓨처스(2군)리그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시간을 주려고 했지만, 이정후가 이탈하며 그럴 여유가 없어졌다. 이정후가 맡던 3번 타자·중견수는 방출된 러셀의 대체 선수로 합류한 로니 도슨이 맡는다. 도슨은 22일 롯데전 1회 초 타석에서 선취 적시타를 쳤다. 부상 악령에 시달리는 키움이 돌파구를 찾아 왔다. 그러나 이정후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7.24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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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러셀과 두 번째 동행도 실패...바로 도슨 영입 발표

키움 히어로즈가 외국인 타자를 교체했다. 에디슨 러셀과의 두 번째 동행도 해피 엔딩은 없었다. 키움은 13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외국인 타자 에디슨 러셀에 대한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 바로 새 외국인 선수 로니 도슨과 총액 8만 5000달러에 계약했다로 알렸다. 러셀은 올 시즌 출전한 59경기에서 타율 0.286, 4홈런, 42타점을 기록하며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특히 득점권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 16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왼쪽 손목 부상을 당했고, 이후 한 달 가까이 재활 치료에만 매진했다.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고, 결국 구단은 교체를 선택했다. 러셀은 지난 2020년 테일러 모터의 대체 선수로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의 2016시즌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주역으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정작 키움에선 타율 0.254, 2홈런에 그치며 부진했다. 키움은 2020시즌이 끝난 뒤엔 그와 재계약하지 않았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동행을 선택했다. 기량과 KBO리그를 대하는 자세 모두 향상된 모습을 보였지만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키움은 이미 대체 타자를 준비하고 있었고, 러셀 방출과 동시에 도슨 영입까지 발표했다. 1995년생 도슨은 2016년 MLB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전체 61순위로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지명됐다. 2021시즌 MLB에 데뷔했고, 2022시즌엔 신시내티 레즈 소속으로 뛰었다. 올 시즌은 미국 독립리그 애틀렌틱리그 렉싱턴 카운터 클락스에서 활약했다. MLB 통산 성적은 4경기 출전, 8타수 1안타였다. 마이너리그 통산 6시즌 성적은 641경기 출전, 타율 0.247(2352타수 581안타)였다. 구단은 " 도슨은 우투좌타 외야수로 5툴 플레이어에 가깝다. 공격과 수비, 주루에 두루 재능을 갖췄다. 키 1m88cm, 체중 90kg의 근육질 체형에서 나오는 강한 힘과 빠른 스윙 스피드로 좋은 타구를 만드는 능력이 있다. 주력과 주루 센스도 갖췄다. 넓은 수비 범위와 타구 반응 속도가 좋다는 평가도 받았다"라고 전했다. 고형욱 키움 단장은 “후반기 반등을 위해선 다양한 공격 루트를 통해 득점 생산력을 높이는 것이 필요해 전략적으로 교체했다”라며 외국인 타자 교체 이유를 밝혔다. 이어 “도슨이 후반기 공격의 활로를 열어주길 바란다. 공·수·주에서 활약하며 팀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어 줬으면 좋겠다. 구단도 한국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 덧붙였다. 도슨은 행정 절차를 마친 뒤 후반기 첫 경기(21일 롯데 자이언츠전)에 맞춰 합류한다. 안희수 기자 2023.07.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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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QS 합작한 외국인 투수 모두 교체...실패로 돌아간 KIA의 모험

KIA 타이거즈가 100% 전력에 다가서고도 순위가 떨어졌다. ‘지키는 야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의구심을 줬던 지난겨울 선택이 도마 위에 올랐다. KIA는 3일 기준으로 30승 1무 38패를 기록, 리그 9위에 머물고 있다. 6월 셋째 주까지 6위를 지켰지만, 최근 8연승하며 상승세를 탄 한화 이글스, 우승 전력을 회복한 KT 위즈, 간판타자 이정후가 중심을 잡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에 밀렸다. 간판타자 나성범과 내야 기대주 김도영이 복귀한 뒤에도 승률은 오르지 않고 있다. 부상 재활 치료를 마친 두 선수는 나란히 지난달 23일 광주 KT 위즈전에서 복귀했다. 나성범은 7경기에서 타율 0.333, 김도영은 0.290을 기록하며 좋은 타격감을 보여줬지만, KIA는 2승 5패에 그쳤다. 이유는 명확하다. 마운드가 흔들리고 있다. 12경기에서 6점(6.05) 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아도니스 메디나는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퓨처스리그 등판도 없다. 방출 수순을 밟고 있다. 에이스 양현종은 제 몫을 하고 있지만, 4선발 이의리가 최근 3경기 연속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지난달 17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에서 데뷔 뒤 최다 피안타(11개)를 기록하며 7점을 내줬던 윤영철은 이후 열흘 동안 휴식을 받고, 한차례 로테이션을 건너뛰었다. 선발진 이닝 소화가 줄어들면서, 불펜진은 부담이 커졌다. 악순환이다. KIA 마운드는 최근 2주 동안 팀 평균자책점 4.92를 기록, 이 기간 10개 구단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타선도 이 기간 팀 타율(0.220) 10위, 득점(33점) 8위에 그치며 기대한 화력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KIA가 고전하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마운드다. 메디나의 대체 외국인 투수는 계약과 행정 절차를 빨리 마무리해도 후반기부터 투입될 전망이다. 그사이 국내 선수로 자리를 메워야 한다. 지난달 23일 KT전, 1일 LG 트윈스전에 오프너로 나선 황동하와 김건국은 각각 2이닝 3실점과 2와 3분의 2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지난겨울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바꾼 선택이 자충수가 된 것 같다. KIA는 2022시즌 후반기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3자책점 이하) 17개를 합작한 션 놀린과 토마스 파노니와의 재계약을 포기했다. 놀린은 전반기엔 부상으로 12경기 밖에 나서지 못했지만, 후반기는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고, 1점(1.90) 대 평균자책점을 남겼다. 로니 윌리엄스의 대체 선수로 KIA 유니폼을 입은 파노니도 평균자책점 2.41을 기록했다. 2022시즌 5위에 오르며 4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은 KIA는 전력 강화를 노렸다. 구위가 좋은 우완 투수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던 추세를 주목했고, 빠른 공을 던지는 우완 투수 영입에 집중했다. 놀린과 파노니는 상대적으로 구속이 느린 기교파 좌완 투수였다. 파노니는 보류선수명단에 넣었다가, 결국 숀 앤더슨과 메디나로 외국인 투수를 구성했다. 메디나는 명확하게 실패한 영입이었다. 앤더슨도 1선발급으로 보긴 어렵다. 4월엔 잘 던졌지만, 5월 등판한 4경기에선 7점(7.71) 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KIA가 놀린·파노니와 결별한 이유는 명확하다. 놀린은 내구성이 약했고, 파노니도 타순이 2번 정도 돌면 피안타율이 높아져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외국인 농사는 결과론이다. 이 전제를 고려해도, 아쉬움이 남는 선택이다. 이미 KBO리그에 적응하고, 좋은 페이스로 시즌(2022)을 마무리한 두 투수 대신 선택한 투수가 메디나였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7.0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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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비하인드] "가장 빠르게 접촉"···'대어' 페디 낚은 NC

외국인 에이스 에릭 페디(30·NC 다이노스)를 영입한 비결은 결국 '타이밍'이었다.지난겨울 NC는 고민이 깊었다. 4년을 함께한 드류 루친스키(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미국 메이저리그(MLB) 복귀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연평균 13승(통산 53승)을 해낸 그의 빈자리를 어떻게 채우느냐가 지상 과제. 2023년 팀 성적을 좌우할 변수 중 하나였다.외국인 선수 시장을 물색하던 NC 레이더에 어느 날 페디가 포착됐다. 페디는 최근 두 시즌 미국 메이저리그(MLB)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선발 투수로 뛴 현역 빅리거. 2014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18번) 출신이기도 하다. 여기에 에이전트가 스콧 보라스인 거물 중에 '거물'이었다.페디의 아시아리그 진출 가능성을 감지한 NC는 빠르게 접촉, 맥시멈 계약 조건(100만 달러·13억원)을 건넸다. 현행 KBO리그에선 새롭게 영입하는 외국인 선수의 몸값이 인센티브, 이적료, 계약금 포함 최대 100만 달러다. 영입을 원한다고 더 높은 금액을 줄 수 없는 상황. 같은 금액이라면 먼저 접촉한 구단이 우선권을 가질 수밖에 없다. 복수의 구단이 영입전에 뛰어든 페디도 마찬가지였다. 여기서 NC가 웃었다. 보라스 코퍼레이션 측은 "NC 구단이 논텐더 발표 후 가장 빠르게 연락을 주셔서 우선적으로 협상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임선남 NC 단장은 "MLB 구단에서 어느 선수를 영입하고 방출하는지 거의 실시간으로 체크한다. (영입 가능한) 후보를 추리고 접촉하고 있었는데 타이밍이 잘 맞아서 페디가 (시장에) 나왔을 때 바로 접촉했다"고 말했다. 2주 가량 고민의 시간을 가진 페디는 NC의 조건을 받아들였다.임선남 단장은 "(페디가 고민하는 사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여러 선수를 꾸준히 알아보고 있었는데 1순위는 페디였다"며 웃었다. 계약 합의를 마친 페디는 한국으로 들어와 서울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했다. 고민은 없었을까. 루크 스캇(전 SK 와이번스) 제임스 로니(전 LG 트윈스)처럼 화려한 빅리그 경력에도 불구하고 KBO리그 안착에 실패한 외국인 선수가 적지 않았다. 미국과 다른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낭패였다. 임 단장은 "몇년 동안 풀타임 선발로 뛰었다는 건 재능이 있다고 MLB 구단에서 인정한 거다. 거기에 맞는 경기 운영 능력을 갖췄고 다양한 구종 덕분에 국내 적응이 수월할 거로 봤다"며 "빅리그 경력이 많지만 (직접 만나서 얘기해보면) 거만하거나 그런 느낌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페디는 KBO리그에 연착륙 중이다. 4월 한 달 동안 6경기에 선발 등판, 4승 1패 평균자책점 0.47을 기록했다. 규정이닝을 채운 26명의 투수 중 평균자책점 1위. 그뿐만 아니라 탈삼진(48개) 2위, 이닝당 출루허용(WHIP·0.89) 3위를 비롯해 각종 투수 지표가 리그 톱이다. 부상자가 속출한 NC가 상위권 경쟁을 할 수 있는 원동력 중 하나가 로테이션에서 버팀목 역할을 한 페디 덕분이었다. 루친스키의 빈자리를 기대 이상으로 채우고 있다. 강인권 NC 감독은 "페디의 강점은 하나로 말하기 어렵다. 뛰어난 능력과 자질을 가졌다"고 극찬했다. NC의 또 다른 외국인 투수 테일러 와이드너가 장기 이탈 중이다. 와이드너는 허리 통증 문제로 4월 데뷔가 불발됐다. 자칫 선발 로테이션이 크게 흔들릴 수 있지만 페디가 묵직하게 중심을 잡는다. 빠르게 움직인 NC가 '대어'를 낚았다.창원=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5.04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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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메로 교체 시사한 김원형 감독 "여유 없어...좋은 선수 영엽 바라"

이미 2023 KBO리그 1호 퇴출 외국인 선수가 나왔다. 2호는 SSG 랜더스가 될 것 같다. 사령탑은 속도보다 방향이 중요하다. SSG는 외국인 투수 2명 중 1명 없이 2023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다. 커크 맥카티는 2일 KIA 타이거즈전 부진 뒤 3경기, 20이닝 연속 자책점 없이 호투를 이어가며 KBO리그에 연착륙한 것 같다. 하지만 다른 선수 애니 로메로(32)는 등판조차 없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2차 스프링캠프에서 투구 중 어깨 통증을 호소했고, 이후 재활 치료만 받고 있다. 그것도 국내가 아닌 미국에서 말이다. SSG는 로메로 교체를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미국·일본·대만 리그 모두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대체 선수 영입도 난항이다. SSG는 국내 선발진 풀이 넓은 편이다. 신인 송영진까지 가세했다. 아직은 로메로의 빈자리가 크지 않다. 하지만 사령탑 입장에선 외국인 투수 한 자리가 비어 있는 게 못내 아쉬울 수 밖에 없다. 말을 아끼며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는 김원형 감독도 23일 홈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선발진에 가용 인원이 있지만, 여유가 있는 건 아니다”면서 “가능한 빨리 좋은 선수를 영입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일단 대체 외국인 선수 물색이 진행 중이라는 시사이며, 빠른 합류도 좋지만, 일단 기량이 검증된 선수가 오길 바라는 마음이 엿보였다. SSG는 불펜도 탄탄한 팀이지만, 강점은 선발 야구다. 국내 선수 뎁스(선수층)이 두껍다고, 안도한 사령탑도 없다. 이미 한화 이글스 ‘전’ 외국인 투수 버치 스미스가 지난 19일 방출됐다. 1일 키움과의 첫 등판에서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자진 강판한 뒤 차도가 없었다. 한화는 바로 리카르도 산체스를 영입했다. 지난 시즌 KT 위즈는 윌리엄 쿠에바스가 부상을 당한 뒤 빠르게 움직여 웨스 벤자민을 영입했다. KIA 타이거즈도 로니 윌리엄스의 대체 선수로 토마스 파노니를 영입해 외국인 선수 공백을 빨리 지웠다. 다른 종목도 마찬가지다. 영입 가능한 선수는 한정됐고, 상황은 다변하기 때문에 빠른 결단과 움직임이 필요하다. SSG는 23일 키움전에서 승리, 4연승을 거두며 1위를 탈환했다. 화력은 정상급이고, 서진용이 성장한 뒷문도 단단하다. 화룡점정은 새 외국인 선수 가세가 될 전망이다. 좋은 선수를 빨리 영입해야 한다. 말처럼 쉽지 않은 미션을 SSG가 해낼 지 관심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4.24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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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목표 달성' KIA, 세 가지 선택이 빛났다

통 큰 투자와 과감한 결단 그리고 기민한 대처가 앙상블을 이뤘다. KIA 타이거즈가 목표 달성을 해낸 배경이다. KIA는 지난 7일 홈구장(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 위즈전에서 승리, 5강 확정 매직넘버를 모두 지웠다. 2018년 이후 4년 만에 포스트시즌(PS) 진출을 해냈다. 9월 중순 9연패에 위기에 빠졌지만, 순위 경쟁팀 NC 다이노스와의 3연전(9월 22~24일)에서 2승(1패)을 거두며 분위기를 바꿨고, 정규시즌 마지막 10경기에서 승률 7할(7승 3패)을 기록하며 상승세 속에 가을야구를 맞이하게 됐다. KIA는 2021시즌 팀 역대 최저 순위(9위)에 그친 뒤 팀 쇄신에 박차를 가했다.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맷 윌리엄스 감독을 경질했고, 이화원 대표이사와 조계현 단장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최준영 대표이사, 장정석 단장 그리고 김종국 감독을 차례로 선임했다. PS 진출을 2022년 목표로 삼고 '윈 나우(win-now)' 체제에 박차를 가했다. 첫걸음은 외부 FA(자유계약선수) 영입이었다. 리그 정상급 타자 나성범에게 역대 비해외파 계약 최고액인 150억원(기간 6년)을 안겼다. KIA는 2021시즌 팀 홈런(66개)과 장타율(0.336) 모두 최하위(10위)에 그칠만큼 공격력이 약했고, 이를 보강하기 위해 큰돈을 투자했다. 나성범은 올 시즌 144경기를 모두 뛰며 타율 0.320(563타수 180안타) 21홈런 97타점 OPS(출루율과 장타율 합계) 0.910을 기록했다. 팀 내 가장 많은 타점과 홈런을 기록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중심 타선의 무게감은 더해졌고, 타자 사이 시너지도 생겼다. KIA는 팀 타율(0.272) 1위에 올랐다. 시즌 초반 단행한 트레이드도 성공했다. 포수진의 약한 공격력 탓에 고민이 컸던 KIA는 4월 24일 키움 히어로즈에 내야수 김태진과 현금 10억원, 2023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고 '공격형 포수' 박동원을 영입했다. 공격과 수비 모두 나쁘지 않은 팀 기여도를 보여주던 박동원은 KIA가 순위 경쟁에 어려움을 겪던 시즌 막판 진가를 발휘했다. 9월 이후에만 홈런 7개를 쳤다. 특히 5강 수성 분수령이었던 6일 광주 LG 트윈스전에선 2-3으로 지고 있던 8회 말, 백승현으로부터 역전 투런 홈런을 때려내며 이 경기 KIA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LG전에서 패했다면, NC와의 승차가 0.5경기로 줄어들어, 잔여 경기에도 악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빠른 위기 대처도 좋았다. KIA는 6월부터 외국인 선수 교체를 두고 고심했다. 로니 윌리엄스는 부진했고, 션 놀린은 종아리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 상황에서 다른 팀보다 빨리 대체 선수를 물색했고, 토마니파노니를 영입해 전반기 종료 전에 실전에 내세웠다. 빠르게 KBO리그에 적응한 파노니는 후반기 출전한 1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41을 기록했다. 여기에 부상으로 당장 쓸 수 없었던 놀린 대신 로니를 방출한 선택도 돋보였다. 부상에서 돌아온 로니는 후반기 평균자책점 1.90을 기록했다. 그는 PS 진출을 확정한 7일 KT전에서도 7이닝 1실점으로 활약했다. 파노니와놀린은 후반기 10개 구단 중 가장 강력한 원투펀치였다. 11일 열리는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승부 결과에 따라 와일드카드 결정전 상대와 일정이 결정된다. KT가 승리하면, KIA는 12일부터 키움 히어로즈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을 치른다. KT가 지면, 13일부터 KT와 맞붙는다. 안희수 기자 2022.10.1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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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미운 오리에서 백조로...에이스로 거듭난 놀린

방출 대상자에서 에이스로 우뚝 섰다. KIA 타이거즈 외국인 선수 션 놀린(33) 얘기다. 놀린은 지난 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 5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소속팀 KIA의 10-1 승리를 이끈 놀린은 시즌 7승(8패)째를 올렸다. 5위를 지키고 있던 KIA는 이날 승리로 6위 NC 다이노스와의 승차를 2경기로 유지했다. 놀린은 중요한 경기마다 잘 던져주고 있다. 지난달 25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도 7이닝 무실점으로 KIA의 승리(스코어 4-3)에 기여했다. 9월 11일 두산 베어스전부터 9연패를 당했던 KIA는 22~24일 열린 NC와의 3연전에서 2승 1패를 거두며 반등했다. 바로 이어진 삼성전까지 이기면 가라앉았던 팀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었는데, 놀린이 눈부신 호투로 이에 앞장섰다. 현재 KIA 마운드의 기둥은 놀린이다. 그는 후반기 등판한 12경기에서 5승(3패)을 거두며 평균자책점 2.08을 남겼다. 특히 순위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기에 에이스 역할을 해줬다. 9~10월 등판한 6경기 모두 2점 이상 내주지 않았다. KIA가 연패에 빠져 있던 9월 14일 키움 히어로즈전, 20일 LG 트윈스전 모두 7이닝 이상 던지면 3실점 이내로 막았다. 피안타율(0.207)과 이닝당 출루허용률(0.98)도 팀 선발 투수 중 가장 낮았고, 경기당 6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며 한창 부진하던 불펜 투수들에게 휴식을 주기도 했다. 놀린은 한때 퇴출설에 시달렸다. 5월 20일 NC전 등판 뒤 훈련 도중 왼쪽 종아리 근육 부상을 당했고, 7월 초까지 공도 잡지 못했다. 그사이 KIA 프런트는 부진했던 로니 윌리엄스를 방출하고 토마스 파노니를 영입했다. 장정석 단장이 직접 미국으로 떠나 새 외국인 투수를 찾기도 했다. 지난 시즌까지 메이저리그(MLB)에서 56경기에 등판했던 치치 곤잘레스 영입설도 나왔다. KIA 영입 리스트 상위 순번에 있던 선수들은 모두 MLB 잔류를 선택했다. 그사이 부상에서 회복한 놀린은 7월 27일 NC전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다음 등판이었던 8월 2일 한화전에서 6이닝 3실점, 7일 두산전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방출설을 스스로 털어냈다. 시즌 초반, 놀린의 투구를 본 한 구단 전력분석원은 "특정 구종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이 가진 변화구(슬라이더·체인지업·커브)를 모두 자신 있게 구사한다. 과거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을 앞세워 장수 외국인으로 남았던 쉐인 유먼이나 밴 헤켄이 떠오른다"고 했다. 실제로 기복 없는 투구는 놀린의 가장 큰 강점이다. 올 시즌 등판한 20경기에서 한 번도 4자책점 이상 기록하지 않았다. 리그 평균자책점 1위(1.99) 김광현(SSG 랜더스)은 3번,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1위(23번) 안우진(키움)도 4번 4자책점 이상을 기록했다. 남은 시즌도 놀린은 중요한 임무를 수행할 전망이다. KIA가 오는 7일 전까지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하지 못하면, 놀린이 8일 열리는 KT 위즈와의 정규시즌 최종전에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일찌감치 5위를 확정하면, 4위와 치르는 와일드카드 결정전(1차전)에 나설 수 있다. 안희수 기자 2022.10.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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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후반기' ERA 1위...복덩이 외국인 투수 파노니

KIA 타이거즈 대체 외국인 투수 토마스 파노니(28)가 에이스급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KIA의 선택은 탁월했다. 파노니는 지난 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KBO리그 데뷔 뒤 가장 많은 이닝(7)을 소화하며 무실점을 기록했다.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9개)까지 잡아냈다.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투구를 해냈다. 후반기 8경기로 범위로 넓혀도 리그 정상급 투구를 보여줬다.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69를 기록했다. 3일 기준으로 이 부문 후반기 1위를 마크했다. 데뷔전이었던 7월 14일 LG 트윈스전 이후 한 번도 3자책점 이상 기록하지 않았다. 파노니는 10경기만 뛰고 방출된 로니 윌리엄스의 대체 선수로 KBO리그를 밟았다. 평균 구속이 142.5㎞/h에 이를 만큼 빠른 편인 포심 패스트볼(직구)에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을 두루 뿌리는 투수로 소개됐다. 프로필 상 남다른 경쟁력은 보이지 않았다. 그저 왼손 투수라는 희소성이 주목받았다. 그러나 기대 이상이다. 파노니는 데뷔전을 앞두고 "나는 불독 같은 투수"라며 공격적인 피칭을 예고했다. 실제로 직구와 변화구 제구가 나쁘지 않았고, 승부 성향도 자신의 말처럼 공격적이었다. KBO리그 적응도 빠르다. 첫 두 경기에선 커브 구사율이 전체 투구 수 대비 5%도 미치지 않았다. 직구와 슬라이더 승부가 많았다. 그러나 콘택트 능력이 좋고, 공을 많이 보는 KBO리그 타자들의 성향을 파악한 뒤 완급 조절에 더 집중했다. 미국 무대에 있을 때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던 커브를 더 많이 활용하기 시작했다. 김종국 감독도 "(먼저 KBO리그를 경험한) 션 놀린이나 양현종에게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점점 스마트한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며 만족했다. 완급 조절이 더해진 파노니의 투구는 7월보다 8월, 8월보다 9월 더 위력적이다. 탈삼진 생산도 늘어났다. 3일까지 후반기 탈삼진 부분도 3위(47개)에 올랐다. KIA는 양현종과 이의리가 전반기보다 고전하고 있다. 그러나 부상을 다스리고 돌아온 놀린과파노니가 외국인 '원투펀치'를 구성하며 5강 수성에 기여하고 있다. KIA는 대체 투수를 영입해 성공한 사례가 드물다. 2012년 5월 말, 호라시오라미레즈의 방출 뒤 합류해 23경기에서 9승을 거둔 뒤 재계약을 따낸 헨리 소사가 마지막 기억이다. 파노니는 아직 특정팀을 상대 2번째 등판을 하지 않았다. 3일까지 치른 9경기 모두 다른 팀을 상대했다. 아직 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KIA의 5강 수성에 황색등이 켜진 시점에 에이스 같은 투구를 보여주며 '제2의 소사'로 기대받고 있다. 그야말로 복덩이다. 안희수 기자 2022.09.04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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